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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남길, 상실과 회복의 사이에서

영화 '어느날'서 강수 역 맡아 열연

등록: 2017-04-21 12: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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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남길의 모습. <사진제공=언니네홍보사>

 

(서울=포커스뉴스) 최근 개봉작 '어느날'은 성별을 초월한 버디무비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상처 입은 두 남녀의 운명적인 조우로 시작해 이들이 다투고, 부정하다 서로를 보듬는 순간을 보여주며 사랑보다 진한 우정을 펼쳐낸다.

작품은 점차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선 인간의 시린 내면으로 나아간다. 여기엔 하나의 선택이 결과로 제시되지만 이게 정답은 아니다. 관객은 그저 이 선택이 이뤄지는 과정을 살피며 저마다의 판단을 내릴 뿐이다. 어쩌면 여기서 옳고 그름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선덕여왕'의 비담으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사정으로, 또 '무뢰한'의 재곤과 '판도라'의 재혁으로 대중에 사랑받은 배우 김남길이 강수로 분해 열연했다. 강수는 아내를 잃고 폐인처럼 사는 사람이다. 또 보험사에서 일하며 타인의 아픔을 외면한 대가로 지갑을 채운 인물이다. 그런 강수는 미소(천우희 분)를 만나 울고 웃으며 도망쳐왔던 과거와 비로소 마주한다.

김남길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느날'은 "상실과 회복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날' 속 강수나 미소, 두용(윤제문 분)은 "저마다 소중한 걸 잃어버렸거나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살아가야 했던 사람들"이다.

"우리네 삶을 말하고 있어서 좋았어요. 사람들은 저마다 비밀 하나씩은 있게 마련이잖아요. 아프고, 쓰리고. 하지만 세상이 이를 온전히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는 일은 별로 없으니 다들 '살아내고' 있지 않겠어요. 그 상실과 회복의 사이 어딘가에 대한 이야기에요. '어느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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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느날'의 스틸 이미지 속 김남길(왼쪽)과 천우희의 모습. <사진제공=오퍼스픽쳐스, CGV 아트하우스>
 

전도연과 호흡 맞춘 '무뢰한'에서 사랑의 변화무쌍함을 노래하고, '판도라'에선 원전 폭발 사고라는 대재앙의 한복판으로 뛰어든 인간의 숭고함을 이야기한 김남길은 '어느날'을 통해선 한 인간의 내면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어느날'엔 강수의 뒷모습이 자주 나와요. 울고 있는 그의 얼굴을 관객은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죠. 강수의 죄책감이나 아픔, 불안 같은 감정을 돌아선 모습으로 그려내고 싶었어요. 꼭 얼굴을 보지 않아도 전달되는 감정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냥 보시는 분들께서 한번 토닥여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김남길이 작은 영화 '어느날'의 강수로 살게 된 건 평소 그의 소신에서 비롯됐다. "많이 본 영화가 반드시 좋은 영화는 아니"라고 믿는 그는 "'어느날' 촬영에 임하며 사명감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다양성 영화가 뿌리내릴 토양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는 것 자체에 의의를 뒀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영화인이 '좋은 영화'에 대한 목마름을 가지고 있어요. 다양한 영화가 골고루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이죠. 고민하던 천우희씨를 감독님과 함께 끝까지 설득한 것도 '어느날'이 작지만 '좋은' 영화가 될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어요.

"이상 '천만배우'가 아닌 배우의 하소연이었다"며 너스레를 떠는 김남길이지만 그의 말엔 뼈가 있었다. 장르물과 기획영화 일색인 충무로의 현실에 대한 아쉬움과 다양한 색을 가진 창작자와 배우들이 빛을 보지 못하는 데 따른 안타까움이 진하게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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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남길의 모습. <사진제공=언니네홍보사>

어느덧 배우생활 15년 차. 김남길은 최근 고민이 많다. "영화를 찍을 때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다"는 이 배우는 요즘 조금 늦은 성장통을 겪는 중이다. "누군가의 인생을 계속 그려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매번 제대로 해낸 것인지 반문하게 된다"는 그다.

"예전엔 그렇게 아는 척을 하고 싶었어요. 모르는 걸 티 내고 싶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자꾸 강한 연기를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게 돼요. 확답을 내리는 일이 거의 없어요. 이게 '인간 김남길'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워낙 긍정적인 사람이라 잘 극복해왔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고민이 많네요."

김남길은 계획을 세우는 게 취미였다고 했다. 한 달 단위의 계획을 일 년 치를 짜 놓아야 마음이 놓였다. 그렇게 계획을 세워두고 경주마처럼 달려야 속이 시원했다. 그런 그가 이제는 '오늘'을 이야기한다.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내는 게 요즘의 목표"란다. 어쩌면 김남길은 그가 연기한 '어느날'의 강수처럼 상실과 회복의 가운데 서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날' 강수를 연기하면서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어요. 강수가 미소와 작별한 뒤로 행복하게 살아갔을 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좀 더 자신을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이건 사실 제게 하는 말 같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 같기도 해요. 조금은 스스로를 사랑해주면서 살아가도 괜찮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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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느날'의 스틸 이미지 속 김남길의 모습. <사진제공=오퍼스픽쳐스, CGV 아트하우스>


 


장지훈 기자 jangpro@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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