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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해사법원 부산 설치…브랜드화 급선무"

정영석 한국해양대 교수 인터뷰

등록: 2017-04-21 10: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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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사법원 부산 설치를 위해 브랜드화를 주문하고 있는 정영석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 2017. 4. 21 이상욱 기자 sangwook3032@focus.kr

(부산=포커스뉴스) 해사법 전문가인 정영석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 교수는 21일 "부산이 해사법원을 브랜드화 한다면 서울에 설치해야 할 명분이 없어진다"고 밝혔다.

최근 안상수 의원은 서울에 해사법원 본원을 설치하고 부산과 광주에 지원을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해사법원 설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2월 28일 김영춘 의원도 부산에 해사법원을 설치하기 위한 관련법률 3건을 발의했다.

정 교수는 이날 <포커스뉴스> 부산취재본부와 인터뷰를 갖고 "일각에서 국내 소송건만 따져 해사법원 서울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며 "전 세계 해운업의 중심인 부산에 해사법원을 설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사법원 설치에 앞서 해사소송의 개념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의 일문 일답.

- 해외로 유출되는 3000억원의 해사분쟁 해결 비용 추산은 정확한가.

▲ 엄밀하게 말하자면 부풀려졌다. 소송 건수가 많지 않다. 해외로 빠져 나간 3000억원도 역추산을 했는데 정확하지 않다. 실제로 그만큼 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해사분야는 해외 로펌에 컨설팅 받는 비용이 크다. 특히 해사법 분야는 해사소송과 관계없더라도 관련해 일어나는 법률 관계가 많기 때문에 그 정도 되지 않겠냐고 추정한 것이다.

2015년 후반기 처음 발표할 때 3000억원 기준으로 이야기했지만 소송 건수를 확인해보니 실제 파악이 되지 않았다. 서울의 로펌들이 해사소송의 개념을 갖고 있지 않았다. 서울지역 해사분쟁을 주로 하는 로펌에 사건 몇 건 했는지 확인해보고 역추산을 했다. 2014년 216건, 2015년 72건으로 우리나라 해사사건을 추계했다. 그 속에는 소송 건수와 단순 사건의뢰 건수가 다 포함됐는데 서울 쪽에서 발표할 때 약간 부풀려졌다.

사건은 당사자 양쪽에서 의뢰한다. 사건 건수가 2배로 잡혔다. 소송에 들어간 것은 전체의 1/3 수준이니 실제 건수도 그만큼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각급 법원에서 연간 판결한 것 중에 해사소송으로 볼 수 있는 용선, 선하증권, 선박, 해상보험 등 검색어를 넣어 연간 판결 숫자를 파악했다. 통상 로펌에 의뢰된 소송 건수는 30%가 정도가 판결로 이어지기 때문에 3배 정도로 역추산해 자료를 내놨다.

- 부산이 해사법원을 유치하는데 난항을 겪는 이유는.

▲ 그런 자료를 가지고 해사법원을 추진하다 보니 인천이 법원 관할지를 인천으로 하면 되겠다며 법안을 제출했다. 또 서울은 부산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서울에 본원을 두고 지방에 분원을 설치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이는 서울에 해사법원 설치하는데 껄끄럽기 때문에 분원 설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사실 분원 설치는 안된다. 왜냐하면 법원 입장에서 이 건수로 법원 하나 만들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은 대기업 본사가 많고 서울중앙지법이 소송을 제일 많이 하기 때문에 해사법원을 유치하려고 한다. 하지만 선박압류 등 집행사건은 부산이 제일 많다. 서울이 집행사건 마저도 가져가겠다는 셈이다. 국내 소송만 보고 서울과 부산, 인천이 다투고 있다. 원래 해사법원 설립 취지는 외국에 유출되는 것을 가져오겠다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서울이 지방에서 하는 것조차 다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일단 부산은 현재와 같은 논리와 방식으로 추진하면 불리하다. 국내 소송만 가지고 논의하고 있다. 실제 소송의 70~80%를 서울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소송만 놓고 이야기한다면 부산이 당연히 논리적으로 밀릴 수 밖에 없다. 서울이 이런 상황을 파고들면서 서울에 본원, 부산과 광주에 분원 설치를 주장하면 부산에서 굳이 하겠다는 명분이 상당히 약해진다.

인천도 부산처럼 바닷가를 주장하고 있다. 인천은 서울과 가까운 해양도시이다. 인천은 차라리 인천에 해사법원을 설립하면 수도권이라 서울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해사법원 설치가 논리적인 다툼으로 비화됐다. 국회에서 해사법원 부산 유치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의원들이 따라와야 한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압도하지 못하면 사실상 어려워진다.

내가 처음 발표했던 해외 유출 소송 비용 3000억원, 국내 소송 건수 이외에는 나온 게 없다. 전문화하겠다는 것 이외에는 설득력이 없다. 국내 소송이 많아 법원을 독립시켜야 하는 수요는 현재 없다. 부산이 해사법률 시장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당연히 서울보다 부산이 앞설 수 있는 논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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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사법원 부산 설치를 위해 브랜드화를 주문하고 있는 정영석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 2017. 4. 21 이상욱 기자 sangwook3032@focus.kr

- 해사법원 부산 유치를 위해 아시아에서 브랜드화를 주장했다.

▲ 그렇다. 당장의 국내 소송을 가져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부산에 해사법원을 설치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해사법원을 아시아 시장에서 브랜드화 하자는 것이다. 서울은 브랜드화가 적합하지 않다. 부산이 해사법원을 브랜드화 한다면 서울에 해사법원을 설치해야 하는 명분이 없어진다.

중국의 항만들이 컨테이너항만으로 부산보다 순위가 높지만 국가별로 보면 중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제일 큰 항만은 부산이다. 취급 물동량 측면에서 보더라도 부산에서 싱가폴까지 벨트를 연결하면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60%가 생산된다. 이처럼 실물 물류 해운이 이루어지는 중심선상에 부산이 있다. 이런 강점이 있다.

과거 영국이 해운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해사법원이 그곳에서 발달했다. 이제 현장은 아시아로 옮겨졌다. 아시아로 해사법원을 가져올 수 있는 명분이 된다. 부산도 이제 그런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하드웨어는 쉽게 옮겨지지만 소프트웨어는 실력을 인정받고 세계적으로 공인을 받는데 시간이 걸린다. 부산이 아무런 준비없이 일반 재판소에서 다루듯이 할 순 없다. 부산에 해사법원을 설립해 10~20년 동안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판례를 집적하고 또 그것을 해외에 알려야 한다.

부산에 해사법원이 설치되면 부산시도 산하단체로 해사법률지원센터를 만들어야 한다. 그곳에서 법원 판결문을 곧바로 영어로 번역해 전 세계에 배포하고 각종 세미나도 열어야 한다. 또 통역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 부산에서 재판하는 것이 편리하고 재판결과가 영국 재판보다 더 좋다는 평을 만들어 준다면 굳이 우리나라 해사분쟁 사건이 영국으로 가야하는 명분이 없어질 것이다.

중국에는 10개의 해사법원이 설치돼 있지만 선주와 화주 입장에서 많이 선호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중국 정부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 등은 중국 법원을 사용하게 하고 중국 재판관을 두도록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선주 등은 그걸 벗어나 좀 더 객관적이고 자유스러운 곳에서 재판받기를 원하고 있다. 근데 부산이 브랜드화를 추진해 믿음을 준다면 해사소송을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부산에 브랜드화된 해사법원이 설립되면 그 파급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 일단 외국으로 나가는 해사소송의 2/3 정도는 국내로 돌아올 것으로 본다. 아시아 지역이 사실상 세계 물류의 전부이기 때문에 발생되는 분쟁 해결도 부산을 중심으로 한다면 지역 로펌들이 아시아 지역 사건 중에서 상당수의 소송 사건을 맡을 것이다.

우리나라 3대 조선소가 대형 외항선의 경우 전 세계 선복의 60%를 공급했다. 따져 보니까 2005~2007년까지 평균적으로 대형선박이 전 세계에서 2000척 가량 건조됐다. 1척당 선가를 2000억원으로 잡고 400척 정도 계약 컨설팅을 수행한다면 3조6000억원의 컨설팅 비용이 들어온다. 여기에는 건조계약 법률서비스 비용과, 금융 법률서비스 비용, 1차 용선 법률서비스 비용이 포함된다. 즉 선박 건조 계약 컨설팅부터 금융기관 차입 계약까지 줄을 잇는다. 영국이 이런 형태의 산업을 발전시켰다.

이와 함께 해외로 나가는 해사소송의 2/3 정도와 중국 등 해외에서 들어오는 것을 추산해봤을 때 1조원 정도 잡으면 20년 후 법률 시장 규모를 4조6000억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처럼 고급 인력들이 일하는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은 부산이 엄청난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다. 실제 부산이라야 브랜드화 할 수 있고 부산만이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근데 이걸 빼놓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과연 해사법원 부산유치가 성사될 수 있을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 정치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지만 법안을 통과시켜 서울·인천 다 해주면 전혀 효과가 생기지 않는다.

또 법률 컨설팅 시장이 형성되면 자연히 해운거래도 부산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그만큼 시장이 커진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3위의 용선 시장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전부 다 계약을 하지 않고 영국 브로커들 사용하고 싱가폴·홍콩 등에서 계약을 한다. 적어도 우리나라가 계약한 것만으로도 부산에서 해도 되는데 아쉽다. 그런 시장은 법률 컨설팅과 금융이 맞물려 이루어진다. 해사법원을 설립하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다. 해사법원을 우선 설립해놓고 신뢰를 쌓아가면 선박 거래 브로커들이 유치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금융단지도 육성된다.

방향을 잘 잡아가야 한다. 해사법원을 브랜드화 한다면 부산에 대형 로펌이 여러 개 들어 와 경쟁한다. 부산 입장에서는 이를 계기로 선박 거래 브로커 산업을 유치하고 금융을 발전시켜 나가면 아시아의 금융 중심이 될 수 있다.

- 최근 발의된 해사법원 유치 법률에서 해사소송의 정의를 규정하지 않은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 그렇다. 법원과 재판을 독립시키려면 해사사건이 무엇인가를 정해야 한다. 형사사건과 행정소송, 민사소송을 해사법원에서 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이다.

영국은 현재 해사법원이 없다. 과거에 있었으나 해사판례가 안정된 후 하이코트(Royal Court of Justice) 상사법에 들어가 있다. 미국의 경우 해사소송은 국제소송으로 보고 연방재판소에서 다루고 있다. 연방법원에서 소송을 하기 때문에 해사소송의 개념을 마련해 뒀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 해사소송의 종류를 22가지로 정해 놨다. 선박충돌과 해상보험, 용선, 선하증권, 선박압류 등 해사성(maritime)과 관련된 것들이다. 이처럼 해사소송에 전통이 있는 국가에선 해사소송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바닷물이 튄 것은 전부 해사소송으로 취급해 해사법원에서 다룬다면 법원을 독립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분쟁 당사자가 해사법원에서 재판했을 때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분쟁을 해사소송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해사소송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 개념이 정의되지 않은 채 현재 제출된 법안을 국회가 통과시킨다면 비정상적이라고 본다. 내 판단으로는 법사위 심사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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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사법원 부산 설치를 위해 브랜드화를 주문하고 있는 정영석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 2017. 4. 21 이상욱 기자 sangwook3032@focus.kr
 


이상욱 기자 sangwook3032@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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