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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민심 시장르포] 대구 서문시장을 가다…"문재인 디빌 인물 있나"

朴 정치적 고향 서문시장, '탄핵' 민심은…"잘못은 했는데 안타까워"
"대구 민심은 반반, 지금은 그만치 변했어…묵고 살게만"

등록: 2017-03-20 15:10  수정: 2017-03-2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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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슬플 떨쳐낸 대구 서문시장
18일 오전 지난해 11월 30일 화재 사고로 피해를 입은 대구 서문시장.2017.03.18 강진형 기자 photok7@focus.kr

(서울·대구=포커스뉴스) "문재인을 디빌(뒤집을) 만한 인물이 있겠나?"

보수의 심장 대구. 대선을 앞두고 대구 서문시장의 민심은 체념 내지는 달관이었다. 전통적으로 보수층을 지지해왔던 대구 시민들이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충격은 상당해 보였다.

대다수의 상인들은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실망감을 피력했다. 다만 대통령 파면에 대해서는 다소 '안타깝다'는 입장과 '잘됐다'는 입장이 혼재해 있었다.

차기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부분의 상인들이 "아직까지 정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와중에 홍준표 경남지사를 거론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대구에 연고를 둔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렸다.

<포커스뉴스>가 18일 보수의 심장,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갔다.  

 

활기찬 대구 서문시장
18일 오전 지난해 11월 30일 화재 사고로 피해를 입은 대구 서문시장.2017.03.18 강진형 기자 photok7@focus.kr

◆ 박근혜의 정치적 고향 '탄핵' 민심은…"잘못은 했는데 안타까워"

서문시장은 대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재래시장이다. 조선시대에는 평양장·강경장과 함께 전국 3대 장터였을 정도로 유서가 깊은 장소다.

김영오 서문시장 상인연합회장은 "여기가 대구·경북의 정치 1번지 아니냐. 유동인구가 많고 우리나라 3대시장 중 하나로 들어간다"면서 "실제로 여기에 오셨던 분들은 대통령으로 거의 당선이 됐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를 맞을 때마다 서문시장을 찾아갔다. 김영오 회장은 "서문시장의 기를 받아간다고 할까나. 와서 용기를 얻어가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서문시장이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민심은 예전과는 달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실망이 큰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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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문시장에서 한복집을 경영하는 반모(57·여)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 직후 함께 찍은 사진을 그룹 노라조의 사진으로 가려놨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반씨는 "못했잖아요"라고 답변했다. 사진 오른쪽은 기자의 요청에 가려둔 사진을 잠시 치운 것. 2017.03.18 김도형 기자 namu@focus.kr

서문시장에서 2대에 걸쳐 50여년 넘게 한복혼수전문점을 해왔다는 반모(57·여)씨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반씨의 가게에는 박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이 점포 한켠에 가려져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함께 찍었다는 이 사진에는 이영선 행정관도 함께 나와 있었다. 반씨는 이 사진 앞을 2인조 가수 노라조의 사진으로 가려뒀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못했잖아요"라고 짧게 답했다.

반씨는 "박근혜가 잘못했잖아. 박근혜는 기자회견을 하면 언제든 할 수 있잖아. 그 때 자기가 억울한 거 말하면 되지"라면서 "헌법을 지키겠다는 사람이 헌법은 안지키고, 방안에 박혀서…"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도 저래 됐으마 분명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해야지. 정말 답답하고 철면피고, 나는 마이크를 안대줘서 못하는데, 억울하면 (특검 조사에) 응했으면 되는거 아니냐"고 했다.

화재가 난 4지구에서 한복집을 운영하다가, 화재가 난 뒤 인근 지하상가로 옮긴 김철환(61)씨는 대통령 파면에 대해 안타깝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김씨는 파면에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 "많이 섭섭하지 뭐… 그래도 대통령이 우리 지역이니까 탄핵이 기각됐으마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우야겠노. 대한민국 법에서 그러는 걸 갖다가…. 대통령도 뭐 힘이 있겠나"라고 했다.

대선출마 선언 뒤 서문시장 탐방하는 홍준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8일 오후 대구광역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간담회장으로 이동하며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2017.03.18 강진형 기자 photok7@focus.kr

◆ 차기 대선주자 "대구 민심은 반반 이래요…지금은 그만치 변했어"

차기 대선에 대해 대구 서문시장의 민심은 그야말로 '갈 곳 없음'이었다. 전통적으로 보수를 지지해 왔지만, 뚜렷한 보수진영의 주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불출마에 하나같이 아쉽다는 감정을 내비쳤다.

이들의 불출마 뒤 떠오른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해 기대감을 피력하는 이들도 있었고, 유승민 의원을 거론하는 이도 있었다. 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지만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번에는 민주당에서 누가 되도 안되겠나 싶다. 아무리 우리 여당에서 이리저리 해싸도 국민 민심이라는게…. 반기문씨도 초장에 안설치고 가만히 있었으면 인기가 올라 갔을텐데, 너무 설쳐갖고…. 좀 진짜 아쉽다"

서문시장에서 전당포를 경영하고 있는 남모(74)씨의 말이다. 남씨는 "대구 민심은 반반이래요. 우리가 본께네(보니까) 여당반 야당반 이래됐어. 그만치 변했어요. 옛날에는 70~80%가 보수였는데 지금은 그만치 변했어"라고 했다.

김철환 씨는 "자유한국당 같은 경우엔 특별히 뚜렷한 인물이 없었잖아. 지금부터는 홍준표 씨가 부각이 되겠지 뭐"라면서 "문재인이 많이 나오니까 앞으로 양자대결을 붙으면 홍준표씨가 많이 지지받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철학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백산(70)씨는 "반기문씨나 황교안씨에 대해서 좀 기대를 했거든. 어쨌든 좀 인물이 있는 사람이니까. 전부 다 안나온다 카니까. 모르겠어요"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김씨는 "유승민이는 거의 10명 중에 7~8명은 욕하고 이런 상태다. 쉽게 말해 배신자"라면서 "어쨌든 박근혜 밑에서 큰 것 아니냐. 그 사람이 지원해서 국회에서 탄핵된 거잖아"라고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잘했다는 건 아니고, 어쨌든 간에 그런 식으로 돼 버리니까 별로 좋은 평가를 대구에서 받지는 못해. 동구 쪽은 몰라도…"라고 했다.

반면 송경섭(64)씨는 유승민 의원에 대해 "아 좋지요. 나쁘다고 이야기 안합니다. 바르게 하려고 노력하는 분인데"라면서 "유승민 의원의 바른정당이 바르다고 봐야지요"라고 말했다.

대연정을 주장하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를 거론하는 이들도 있었다. 원단 장사를 하고 있는 김정애(64·여)씨는 "아직까지 특별하게 생각한 건 없지만, 안희정씨"라면서 "젊은 사람이 민생을 더 알 것 같고, 확고한 그런 게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도형 기자 namu@focus.kr 김대석 기자 bigst@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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