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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시효만료' 안내 논란

민사소송 시효만료 안내문 발송
피해자들 "지원 끊으려는 의도 있는 것"

등록: 2016-03-1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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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가습기 살균자 피해자들에게 민사소송 소멸시효를 알리는 안내문을 발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제공=환경보건시민센터>
 

(서울=포커스뉴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가습기 살균자 피해자들에게 민사소송 소멸시효를 알리는 안내문을 발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 등에 따르면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 2일 피해자들에게 기술원 명의의 등기우편물을 발송했다.

안내문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발생한 이후 이뤄진 최초 정부조사와 판정도 어느새 2년이 흘렀다”면서 “그간 정부는 가습기 피해에 대한 규명과 함께 피해를 입은 분들의 긴급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의료비와 장례비를 지원해왔고 환경보건센터를 설치해 건강영향도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말로 시작됐다.

그러나 곧 안내문의 본 목적이 서술돼 있다.

기술원은 “원인기업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2014년 12월부터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업체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 중에 있다”면서 “구상금 청구소송은 최종적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분들의 민사소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만큼 정부는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민사소송을 언급했다.

이후 “피해자분들의 손해배상에 대한 민사소송은 민법 제766조에 따른 소멸시효 이내에만 가능함을 알려드리니 소멸시효 경과에 따른 불이익이 없도록 유의하라”며 해당 규정을 서술했다.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규정한 민법 제766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며 이를 행사하지 않을 때 시효로 인해 소멸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해당 조항 아래 “법률자문 결과 통상적으로 피해자가 정부로부터 피해단계를 통보받은 날로부터 계산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단순한 안내라고 넘길 수 있는 문제지만 피해자 가족들은 이를 다르게 받아들였다.

피해자 가족 모임을 대표하고 있는 A씨는 “피해자 신규신청을 하려고 하면 ‘배상이 법원에서 확정 판결된 경우 지원이 종료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면서 “사실상 소멸시효 전 빠르게 소송을 제기해 이후 지원은 종료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함께 피해규제를 위해 노력해온 B씨도 역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떤 계획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소멸시효만을 안내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가족들은 단순한 안내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측은 해명자료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환경부는 “소멸시효 안내는 피해자들의 문의가 있었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피해자분들도 많아(1~2단계 피해자 221명 중 70여명 정도 추산) 피해자들이 소멸시효를 놓쳐 소송 자체를 제기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률자문을 받아 안내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문을 발송한 기술원 측도 역시 “단순한 안내 차원에서 발송한 것일 뿐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 건 아니다”면서 “오히려 일종의 서비스 차원이었고 이런 사실(소멸시효 만료시일)을 알게 돼 고맙다는 피해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최근 2011년 원인 미상의 폐손상 등으로 임산부와 영유아 143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을 구성해 관련사안에 대한 집중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롯데마트 본사 등 관련업체 10여곳에 대한 1차 압수수색을 진행한데 이어 지난달 초에는 살균제 제조·판매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들이 유해성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살균제 원료를 제조한 SK케미칼은 물질안전보건자료(MSDS·화학물질 취급설명서)에 해당 원료의 유해성을 경고하고 이를 유해물질로 분류했다.

물질안전보건자료에는 "이 제품을 먹거나 마시거나 흡입하지 말라"는 경고도 들어가 있었다.

해당 자료는 SK케미칼을 거쳐 약품 유통업체와 가습기 살균제 제조납품업체, 판매업체 등 순으로 전달됐다.

검찰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 관련자료를 추가로 넘겨받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같은 정황이 사실로 확인되면 검찰은 옥시레킷벤키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업체 상당수에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옥시레킷벤키저의 경우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제품 겉면에 "살균 99.9%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해 안심하고 쓸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문구까지 적어 넣은 만큼 검찰은 허위로 안전성을 강조한 업체에 대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가습기 살균제 판매업체들은 "법률상 물질안전보건자료를 보관할 의무가 없어 관련정보를 입수하기 어려웠고 PHMG가 유해물질이라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해명해왔다.

또 "극히 낮은 농도에서의 흡입독성은 문제되지 않고 쥐를 이용한 실험 결과를 사람과 연결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은 쥐를 이용해 실험한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를 법정에서 증거로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환경보건시민단체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은 14일 오후 정용진 전 대표이사 등 이마트 임직원 50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는 등 옥시렌킷벤키저를 시작으로 롯데마트, 홈플러스, 애경, SK케미칼 등 관련업체 전현직 임직원 205명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또 조만간 GS마트와 코스트코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고발장 접수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경희 기자 gaeng2@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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