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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된다 테러방지법"…野, 국정원 권한·기능 강화 '우려'

野'독소조항' 3가지 지적하며 필리버스터
법 전문가들도 "자의적 해석 가능, 위헌소지 높아"

등록: 2016-02-2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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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 반대하는 시민단체들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테러방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테러방지법 폐기 촉구 30만 시민서명 국회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02.25 김인철 기자 yatoya@focus.kr
 

(서울=포커스뉴스) 테러방지법(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안) 본회의 표결을 막기 위한 야권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가 지난 23일부터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20대 총선 선거구획정을 위한 선거법 개정안의 발목을 잡는 이른바 쟁점법안 중 하나였던 테러방지법은 이제 정국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당 정책조정위 회의에서 "테러방지법은 독소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며 "무차별 감청 확대는 죽어도 수용 못한다"고 못 박았다.

테러방지법의 내용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제1야당 원내대표가 목숨까지 내걸고 저지에 나섰을까.

정책조정회의 발언하는 이종걸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6.02.25 박동욱 기자 fufus@focus.kr

◆테러방지법, 각종 정보수집 '우려'…2001년 이후 15년째 '제 자리'

테러방지법은 미국 9·11 테러가 발생한 지난 2001년 각종 테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처를 강화하기 위해 국가정보원 발의로 처음 국회에 제출됐다.

내용은 국가정보원의 권한과 기능을 강화하는 것으로 당시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내외 시민단체들의 반발, 유엔의 우려로 입법이 중단됐다.

이후 2003년 모호했던 '테러'의 개념을 '국제적으로 공인된 테러관련 국제협약에서 범죄로 규정한 행위'로 제한하는 등 일부 내용이 수정된 개정안이 국회 정보위원회를 통과했지만 결국 16대 국회에서 폐기되는 운명을 맞았다.

금융거래·통신이용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 취지와 달리 악용될 가능성이 다분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테러방지법과 유사 법률에 대한 입법 시도는 꾸준했지만 같은 논란으로 17·18대 국회에서도 폐기됐다.

이처럼 테러방지법은 발의와 폐기가 반복돼 왔지만 지난해 '파리 테러'를 계기로 정부와 여당 차원에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해 말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테러방지를 위한 기본 법 체계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IS가 알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정부·여당은 야당 압박에 더욱 힘을 주기 시작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회상하며 눈물짓는 은수미, 필리버스터 10시간 18분 기록해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반발해 야당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진행되고 있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토론에 참여한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 중 눈물짓고 있다. 은 의원은 이날 10시간 18분의 토론을 기록해 국내 최장기록인 10시간 15분을 경신했다. 2016.02.24 김흥구 기자 nine_kim@focus.kr

◆독소조항? 테러방지법 '이것' 때문에 반대한다

여당의 밀어붙이기에 매번 당했던 야당이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우리 헌정사상 최장 필리버스터를 통해 "이번만은 안된다"며 테러방지법을 사흘째 막고 있다.

더민주 등 야권이 테러방지법에 결사 반대하는 이유는 국정원의 권한과 기능을 강화하는 '독소조항' 때문이다.

더민주는 테러방지법의 '부칙 2조 2항과 '9조 4항'을 삭제하고, 국회의 국정원에 대한 감독과 견제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기준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부칙 제2조제2항은 국정원의 오랜 숙원사업인 무차별적 감청 확대방안으로 반드시 삭제돼야 한다"며 "부칙 제2조제2항은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통해 대테러활동에 필요한 경우 영장 없는 감청을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테러활동에는 테러 관련 정보수집 등 테러예방과 대응에 관한 모든 활동이 포함된다"며 "테러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이른바 강제수사인 '영장 없는 감청'을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희대의 독소조항이다"고 강조했다.

9조 4항에 대해서는 "대테러조사 및 추적권을 국정원이 아니라 대테러센터가 가지도록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정원이 정보의 수집·분석에서 조사·추적권까지 쥐게 될 경우 사실상 독재정권의 안기부가 부활하게 된다"며 "조사·추적권을 국정원에 둘 경우 대테러센터 자체를 무력화시키며 괴물 국정원의 탄생을 막기 위한 모든 통제장치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독소조항이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특히 국정원에 대한 국회의 감시·견제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주장하는대로 인권보호관을 1명 둔다 해도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막을 수 없다"며 "300명의 국회의원도 감독하지 못하는 국정원을 어떻게 대통령과 여당이 임명하는 인권보호관 한 명이 감독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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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권홍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출처=류권홍 교수 페이스북>
◆법 전문가들이 바라본 테러방지법 "위헌성 높아"

법 전문가들도 테러방지법의 위헌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류권홍 원광대 로스쿨 교수는 테러방지법 부칙 9조의 위헌성을 지적했다.

류 교수는 "9조를 보면 국정원장이 하는 정보의 수집은 이미 정한 법률에 따르지만, 금융거래 지급정지 '등'의 조치는 아무런 절차 없이 '요청'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정원장의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금융기관은 없을 것이며,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거부할 수 있는 권한도 규정돼 있지 않다"며 "각종 조치에도 '등' 처럼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항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개인정보, 위치정보를 위치정보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가 그 대상"이라며 "역시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정원장은 대테러활동에 필요한 정보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대테러조사 및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추적을 할 수 있다"며 "'추적'의 의미에 대해서는 정의되지 않았다. 누구든 '대테러조사 및 테러위험인물'이라는 이유로 추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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