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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학부모 "세월호 '기억교실' 정리…교육당국, 뭐했나"

유가족 포함 학부모 "기억교실 정리여부 놓고 교육당국과 원활한 협의 없었다" 비판
재학생·신입생 학부모 "아이들이 완전한 공간에서 학습해야 한다" 의견 보여
교육당국 "아이들이 학교에서 정상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등록: 2016-02-2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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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학생들
22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올림픽기념관 공연장에서 열린 '단원고등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학생들이 행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6.02.22 허란 기자 huran79@focus.kr
 

(서울=포커스뉴스) 2014년 4월 16일. 사고 발생 2년이란 세월이 다가오고 있지만 세월호 참사의 원인 규명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채 '현재진행형'이다.   

 

경기 안산 단원고 희생학생들이 공부했던 10개의 교실, 이른바 ‘기억교실(존치교실)’ 정리여부를 두고 최근 재학생(신입생) 학부모 측과 유가족 측이 보이고 있는 입장차도 그 중 하나다. 

 

그러면서도 양측은 '교육당국이 그동안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했나'라는 공통적인 의견도 보였다.

 

유가족 측은 “기억교실 존치여부 문제가 아니라 협의과정이 매우 부실했다”는 입장이다.

일부 신입생 학부모는 “기억교실을 그대로 두는 것이 문제라고 보는 것이 아니다”며 “교실 조차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입생을 받는게 말이 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용찬 416기억저장소 팀장은 “현재 언론에서는 유가족이 교실을 무조건 남겨야 한다고 떼를 쓰는 것처럼 표현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며 “교육당국과 유가족 그리고 재학생 학부모가 한 자리에 모여 제대로 협의가 됐다면 유가족 측도 무조건 교실을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년이 다 돼가는 시간동안 기억교실 정리여부 등 문제해결을 위한 마땅한 '소통창구'가 없었다는 것이 권 팀장의 설명이다.


유가족 측의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고 박수현군의 아버지 박종대씨는 “사실상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의 직무유기다. 이러한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을텐데 이제서야 일을 해결하려고 하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신입생 학부모들은 기억교실 정리여부를 떠나 앞으로 아이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할까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보였다.


22일 오후 3시 안산시 단원구 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장소에는 일부 학부모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무리없이 진행됐다.

 

학부모 조모(41·여)씨는 “(세월호 참사 때문에) 입학정원이 100명이라는 소문을 듣고 지난해 8월부터 교육청에 전화를 했을 정도로 내 아이가 단원고에 입학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교육청에 물었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또 “그 때마다 장학사, 도교육청 관계자 등은 ‘해결 중이다’ 등 답변만 내보이다 입학시기가 돼 학교 안을 들여다보니 교실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 자리에 함께 모여있던 학부모들은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왜 우리 아이는 완전치 못한 환경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단원고 학부모운영위원회를 포함한 재학생 학부모 측은 “아이들의 교육환경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며 “후배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교실을 원래대로 돌려달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모(63·여)씨는 “나도 사고가 나서 많이 속상해 했지만 그래도 이제 교실을 정리해야 슬픈 사건을 잊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오리엔테이션 장소에 오기 전 학교에 들려 ‘신입생들 수업을 들을 공간이 있느냐’고 물으니 ‘공부할 곳은 있으니 걱정마라’는 답변을 듣고 왔다”고 설명했다.

단원고 교사 A씨도 같은 의견이었다.  

 

A씨는 “재학생들을 위해 이제 교실을 돌려줘야 한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또 재학생 이모(16)군은 "나뿐만 아니라 친구들 대부분이 기억교실을 원래대로 복원해야한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 측은 “학교는 학생을 위한 곳이다. 학생에게 교실을 돌려줘야 한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어떠한 입장을 드러내기가 곤란한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유가족이 기억교실 철거에 대해 명백히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리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개학이 일주일 남짓 남은 상황에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다만 10개 (존치)교실을 다 확보하느냐 부분적으로 확보하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단원고 졸업식, 교실찾은 시민들
경기 안산 단원고 생존학생들의 졸업식이 열린 지난 1월 12일 오후 단원고등학교에서 시민들이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허란 기자 huran79@focus.kr
 

앞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단원고의 교육적 정상화가 중요하다”며 “교실이 추모공간인 적이 없었고 당연히 교실은 학생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단원고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 B씨는 “남겨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어 보인다”며 “이제는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날 추교영 단원고 교장은 기자와 만나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하도록 하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단원고 학교교육위원회 소속 재학생 학부모들은 지난 20일 오후 2시 30분부터 긴급회의를 열고 추교영 교장의 전보, 기억교실 원상회복과 관련한 교육당국의 대처 등을 규탄했다.

단원고 학교교육위원회는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가 주축이 된 재학생 학부모 모임이다.

앞서 지난 16일 재학생 학부모들이 2016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무산시킨 바 있다.

당시 재학생 학부모 30여명은 오리엔테이션 행사가 진행될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들어가 안에서 출입문들을 걸어 잠궈 신입생들의 입장을 막았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9일 추 교장이 다음달 1일자로 능실중학교 교장으로 전보된다고 밝혔다.

추 교장의 후임은 정광윤 경기체육중학교 교감이 맡을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로 단원고 학생 246명이 사망했다. 실종자는 모두 9명으로 조은화·허다윤·남현철·박영인 학생과 양승진·고창석 교사가 아직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한 상태다.

 

일반인 승객 권재근·권혁규·이영숙씨도 현재 실종상태다. 

 


신성아 기자 sungah@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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