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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가족’에 혼자 ‘끙끙’ 고통…심리부검 통해 극복

‘건강한 애도’의 첫 걸음 심리부검…고인 조망‧이해
핀란드, 자살예방 정책 마련에 심리부검 이용

등록: 2016-02-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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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중앙심리부검센터 블로그>

(서울=포커스뉴스) #1 평소 화를 잘 내지 않던 A씨는 회사에서 업무문제로 가까웠던 동료와 갈등이 생겨 말다툼까지 했다.

이후 A씨는 아내에게 ‘회사에 가기 싫다’거나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A씨는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다가도 금방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일상적인 회사 업무에서도 실수가 많아졌고 식사량도 줄어 체중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A씨는 어느 날 갑자기 아내와 아이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고맙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 A씨는 건물 옥상에서 투신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2 검소하고 밝은 성격의 주부 B씨는 남편 사업이 어려워지자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TV광고를 통해 알게 된 제3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다.

초반에는 원금과 이자를 조금씩 갚아나가던 B씨는 수입이 줄자 더 큰 금액을 빌렸다.

원금과 이자를 갚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B씨는 자녀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식사량도 줄어 갑자기 몸무게가 많이 빠져 가족들이 걱정하기도 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멍하니 밖을 내다보는 시간이 많아진 B씨를 걱정한 자녀가 정신건강의학과에 데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B씨는 ‘돈이 문제지 다른 것은 문제가 아니다’며 자신의 상황을 축소보고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B씨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위 사례는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자살 유가족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리부검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

가족이 갑작스럽게 스스로 세상을 등졌을 때 그로 인한 심리적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징후를 미리 알고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만약 가족 중 누군가 스스로 세상을 떠났을 때 심리부검을 통해 남은 유가족의 고통을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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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심리부검센터에서 심리부검을 하는 유가족에게 제공하는 팜플렛. 2016.02.15. 박요돈기자 smarf0417@focus.co.kr

◆ 건강한 애도의 첫 걸음…심리부검

고선규 중앙심리부검센터 부센터장은 “자살에 대한 편견이 있어 가족 중 자살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혼자 고통을 감내하는 것보다 전문가와 객관적인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심리부검을 진행한 이후 대다수 유가족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고 부센터장은 “심리부검을 진행한 유가족들은 상담을 진행하며 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덜고 고인을 객관적으로 조망하고 이해할 기회를 갖는다”며 “많은 유가족들이 ‘고인에 대한 얘기를 처음으로 했는데 후련하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또 “처음에는 고인에 대해 막연히 ‘그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다가 ‘그 사람이 숨을 거뒀다’고 인식하게 되는 것”이라며 “심리부검이 고통을 극복하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 고인에 대해 이야기하듯 진행되는 심리부검

심리부검은 스스로 세상을 떠난 고인의 유가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유가족이 자살예방센터, 정신건강증신센터, 병원, 경찰서, 중앙심리부검센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심리부검을 신청하면 면담 날짜와 장소를 정하는 등 심리부검 준비에 들어간다.

심리부검의 장소, 날짜 등은 유가족의 상황을 고려해 정하게 된다. 유가족은 고인의 수사기록, 병원기록, 상담기록, 유서나 일기, 핸드폰 등이 있다면 준비해두면 좋다.

심리부검은 2~3시간 정도 진행되며 고인의 삶의 다양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

심리부검을 하고 난 뒤 2주일이 지나면 유가족의 심리정서적 상태를 점검하고 추가 도움이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도 있다.

또 전국에 퍼져 있는 정신겅간증진센터를 통해 지속적인 관리나 상담을 원한다면 해당 지역 센터로 연결해준다.

심리부검 내용은 어떤 경우에도 비밀이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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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부검이 진행되는 중앙심리부검센터에 마련된 상담실. <사진출처=중앙심리부검센터 블로그>

◆ 핀란드, 심리부검 통해 자살예방 정책 마련도

심리부검 결과는 자살을 예방하는 정책 등을 마련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심리부검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데 사용하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경우 심리부검의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한 자살예방 정책으로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을 45.7% 낮췄다.

핀란드는 1986년 국립건강위원회에서 국가자살예방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1년간 준비작업을 거쳐 1987~1988년 핀란드 내에서 발생한 1397건의 자살사례 전체에 대해 심리부검을 실시했다.

심리부검 결과를 토대로 핀란드는 공공교육 마련, 언론 자살 보도기준 강화 등 자살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고 부센터장은 “2014년 51건의 심리부검을 실시했고 지난해 고인 121명에 대한 심리부검을 진행했다”며 “심리부검에 대한 인력과 예산이 투입되고 관심이 모아져 자살예방 정책 마련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요돈 기자 smarf0417@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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