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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하는 변호사' 김진필…"먹고사는 이야기 좀 해봅시다"

[인터뷰] 김진필 법무법인 문성 대표변호사

등록: 2016-02-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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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필 법무법인 문성 대표변호사
김진필 법무법인 문성 대표변호사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6.01.27 양지웅 기자 yangdoo@focus.kr

 

(서울=포커스뉴스) “변호사는 끼니를 때워도 가난을 면하기 어렵다”

변호사 2만명 시대. 업계 불황도 길어지면서 변호사들 입에서는 한숨이 그치질 않는다.

지난 1월의 어느 날 시곗바늘이 10시를 가리키는 늦은 저녁,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무법인 문성 사무실에서 김진필 대표변호사를 만났다.


사무실 한편에 수북이 쌓인 담배더미가 그의 고민을 들려주는 듯했다.

김 변호사는 담배 한 대를 더 태우더니 “그래 먹고사는 이야기나 좀 해봅시다”고 입을 열었다.

◆ 딸린 식구 4명…“변호사도 영업사원처럼 일합니다”

10년 차 중견 변호사인 그는 사법연수원 변호사 교재에 적힌 경구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김 변호사는 “‘변호사는 밥을 안 굶는데 가난을 면하기는 어렵다’라고 적혀 있더군요. 그런데 요즘은 밥 안 굶기도 어렵다고 합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변호사 한 명이 한 달에 2건 수임하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아예 일이 없는 변호사도 부지기수라는 의미죠”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실제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변호사 한 사람의 월평균 사건수임건수는 1.9건에 불과하다.

서울변회는 ‘통계가 시작된 1980년 이후 한 건대 수임은 처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 변호사에게 딸린 식구는 4명이다. 회사에 4명, 가정에도 식구가 4명이다.

그는 매달 2000만원에 가까운 인건비, 유지비 등을 벌려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는 일명 ‘찍새’와 ‘딱새’가 있습니다. 저는 사건을 물어오는 ‘찍새’ 역할도 하고 사건을 담당하는 ‘딱새’ 역할도 해야 합니다. 명함만 대표지 영업사원처럼 일하죠”

그는 가정에서의 역할도 녹록지 않다고 털어놨다.

김 변호사는 “어머니가 수년째 병상에 누워계시고 커가는 아이 학비 걱정 등 고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면서 “묵묵히 가장 역할을 수행하고 계시는 선배님들을 보면 존경심까지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과 술자리를 하고 비위를 맞출 때마다 회의를 느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사건 수임을 위해 여기저기 얼굴을 비칩니다. 기자들도 ‘부르는 사람은 없어도 갈 곳은 많다’고 말하죠? 변호사도 똑같습니다”

김 변호사는 어려운 처지에서도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서민 고객들을 결코 돌려보내지 않는다”면서 “파렴치범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3년 전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중년여성 고객을 변론한 적이 있습니다. 주변인에게 개발사업에 투자하라고 이야기했다가 사업이 물 건너가자 고소를 당한 것이죠. 하지만 그 분도 피해자더라고요. 가진 돈도 많지 않은 분이었습니다. 시행사 측에서 명함만 받아 돌렸던 평범한 분인데. 결국 승소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사기꾼에게 평생 모은 2000만원을 빼앗길 뻔한 중년남성의 사건도 수임해 승소한 적이 있습니다. 못된 상대방을 응징했을 때 보람이 느껴지더라고요. 주변인들은 저를 ‘동네 변호사’라고도 합니다(웃음)”


김진필 법무법인 문성 대표변호사
김진필 법무법인 문성 대표변호사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6.01.27 양지웅 기자 yangdoo@focus.kr

◆ 낚시하는 변호사…“중년남성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

김 변호사에게는 유일한 취미가 있다.

멋지고 비싼 장비를 구입해 각종 운동을 하기에는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는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답답할 때면 한강을 찾아 낚싯대를 드리운다고 말했다.

“떡밥을 갈아 끼지도 않습니다. 고기를 잡으러 가는 게 아니니까요”

반포대교는 그의 단골장소다. 

“늦은 저녁, 집으로 바로 돌아가기 힘든 날이 있습니다. 아내에게 털어놓기 힘든 이야기도 참 많죠. 그럴 때 한강으로 갑니다. 트렁크에서 싸구려 낚싯대 하나를 꺼내 던져놓습니다. 초록색 형광 찌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생각을 정리합니다”

그는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거울을 볼 때마다 머리칼을 뒤집어 새치를 확인합니다. 10살 아들에게 아빠 늙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서운한 마음보다 든든한 아빠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들이 건강하게 장성할 때까지 힘을 낼 생각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차분한 어조로 풀어내던 김 변호사는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인터뷰를 하게돼 쑥스럽다”면서 “함께 고생하는 우리 사회 가장들에게 힘내라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주재한 기자 jjh@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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