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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상승 끝났다”…미 국제정치학자

과도한 투자로 지탱해온 GDP 성장이 한계 봉착
‘중국이 더이상 상승하지 않는 세계’에 대비해야

등록: 2016-01-20 08:24  수정: 2016-01-2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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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홍기
(Daniel Berehulak/Getty Images) 2016.01.20 ⓒ게티이미지/멀티비츠 photo@focus.kr

(서울=포커스뉴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7%선이 무너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9일 중국의 2015년 경제성장률이 천안문사태 이듬해였던 1990년(3.8%) 이후 25년 만에 가장 낮은 6.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같은 날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중국의 2016년 경제성장률을 6.3%로 전망함으로써 중국의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둔화하리라고 전망했다. 중국경제의 고도성장에 수십 년간 익숙했던 세계는 이제 중국의 성장세 둔화를 기정사실로 보고 이에 적응해 나가야 할 시점을 맞고 있다.

이처럼 중국경제의 성장이 감속 모드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이 현재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은 과거 이 나라가 경험했듯이 경기가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순환적 경기둔화(cyclical slowdown)가 아니라 중국 엘리트들에 의한 그간의 정치·경제 차원의 무리수와 얽혀 있기 때문에 극복이 쉽지 않으며, 역사상 유례없이 GDP 성장을 투자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중국경제의 상승(rise)은 끝나가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중국경제 상승세가 이처럼 구조적 한계에 도달했다고 규정한 사람은 미국 남(南)캘리포니아대학교 국제관계대학의 대니얼 린치 교수다. 그는 미국 외교전문 격월간지 ‘포린어페어스’ 최신호에 실은 기고문 ‘중국 상승의 종식-여전히 강하지만 힘이 덜하다’에서 중국 정치 엘리트가 그간 경제를 얼마나 허술하게 운용해 왔는지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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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19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15년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조3330억달러로 2014년 6월 3조9932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1년6개월 만에 6629억달러 줄었다.

지난 몇 달 사이 증시가 폭락하고 기업 부채가 급증하며 외환보유액이 급감했다는 중국경제의 나쁜 소식도 문제지만 정작 실상은 “중국이 경기침체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으며 집권 중국공산당이 공황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라고 린치 교수는 진단한다. 사태의 본질을 간파한 중국공산당은 투자로 끌어온 경제를 소비가 견인하는 형태로 전환하자면 무엇보다 젊은 인구가 많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10월 수십 년 간 시행해 온 ‘한 자녀 정책’을 포기했다.

하지만 이 정도 전략 변화로 중국 상승의 종식을 막기에는 부족하다. 투자를 삭감한 자리에 민간소비가 들어서게 하자면 한동안 시간이 흘러야 하지만, 투자 삭감 그 자체가 절대적인 면에서 또한 수요를 감소시키는 것 또한 문제다.

투자를 삭감하면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으며, 가뜩이나 빚에 허덕이는 기업의 수익이 낮아져 정작 투자가 필요한 곳에 집어넣을 돈이 모자란다. 린치 교수는 GDP 성장과 GDP의 기존구조 유지를 위해 중국처럼 과도하게 투자에 의존한 나라는 역사상 없었다고 지적한다.

국내소비에 비해 투자를 늘려온 중국은 잉여제품을 처분하고자 2000년대에 수출을 급격하게 늘렸다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위기 이후 중국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대규모 통화적 경기 자극 프로그램을 시작함으로써 투자를 2배로 늘리는 방안을 선택했다. 그 결과 경기후퇴를 피하고 심지어 헛된 무패(無敗) 이미지까지 만들어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자극 프로그램은 경제 불균형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악화시켰다.


제철소
(Photo by China Photos/Getty Images) 2016.01.20 ⓒ게티이미지/멀티비츠 photo@focus.kr

2009년 중국 중앙은행은 이전 4년간의 증가분을 모두 합친 것만큼 통화 공급을 늘렸다. 중앙은행은 심지어 지방정부와 그 유착 엘리트가 대출을 늘리고 새로 투자하기 위해 창의적인 새 방법들을 고안해낼 때 대출에 대한 통제력을 한동안 잃기까지 했다. 이로 인한 필연적인 결과는 방만한 대출이었으며 이 대출금을 받은 사람들은 그 돈을 부동산 투기에 사용하거나 중국이 소비할 수 있는 범위를 이미 크게 넘어선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의 생산설비를 늘리는 데 썼다.

그러자 자연히 부채가 급증했다. GDP 대비 부채비율은 2007년 170%에서 2015년 중반 280%로 급상승했다. 긴급한 환경정화와 사회보장 등에 투입해야 할 자원이 빚 갚는 쪽으로 전용되었다. 이런 관행을 바꾸지 않으면 은행과 이른바 그림자 금융권의 대출자들에게 변제된 돈은 다시 엘리트들 손으로 건네져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에 재활용되는 악순환이 빚어질 것이라고 린치 교수는 말한다.

린치 교수가 보기에 이러한 국가적 추세를 바꾸기에는 국가에 비해 시장의 힘이 너무 약하다. 시장에서 긴급한 자원 배정의 필요성을 역설하더라도 공산당이 주도하는 국가는 거부권을 행사한다. 예컨대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 즉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 건설 사업의 일환으로 중국은 유라시아 한복판을 관통하는 고속열차 선로들을 엄청난 돈을 들여 건설했다.

그런 한편으로 국내 경기 자극 프로그램의 약발은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 2000년대 후반과 비교하여 GDP를 1% 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지금은 몇 곱절의 신규 대출금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일으킨 대출금 가운데 많은 부분이 낭비적 투자에 사용된 해묵은 부채를 갚는 데 들어가기 때문이다.

결국 새로운 GDP 대비 부채비율은 추가 경기 자극에 들어가는 비용이 경기 자극으로 인해 얻는 이득보다 많아지는 지점에 도달할 것이다. 이 단계가 되면 중국공산당은 논리적으로 자금 투입을 중단하고 긴 디플레이션의 시기를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린치교수는 권고한다. 경제적 관점에서 이러한 역사적 전환이 분명 긴박하지만, 정치적으로 그것은 중국공산당이 자진하여 깨끗이 받아들이기에는 잔인하리만치 어려우리라고 린치교수는 전망한다.

중국경제의 극적인 변화상은 1990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비슷하리라고 린치교수는 예상한다. 부동산과 주식 같은 자산 거품이 폭발한 이래 일본은 장기 진행성 디플레이션에 빠졌다. 그런데 중국은 이 대목에서 일본과 다른 점이 있다. 1990년의 일본보다 현재의 중국이 훨씬 더 가난하며, 중국의 권위주의적인 정치체제가 천성적으로 자국민에게 위해를 가할 태세이며 외국과 끊임없이 마찰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컨테이너선
(Sean Gallup/Getty Images) 2016.01.20 ⓒ게티이미지/멀티비츠 photo@focus.kr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중국 상승의 종식이 일본의 유사 사례가 자국 엘리트들에게 그랬던 것보다 훨씬 더 중국공산당에 상처를 입힐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흥미로운 관찰거리는 중국 상승의 종식이 중국공산당 자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느냐이다.

중국 경제학자들은 중국정부의 경제 운용방식을 가혹하고 강렬하게 비판해 왔다. 이러한 비판에 리커창 총리는 공감하는 듯 보인다. 리 총리를 제외한 다른 지도자들이 현재 중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고 긴급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린치교수는 말한다. 민족주의 성향의 군 수뇌들과 야심만만한 외교정책의 웅대한 전략가들은 공격적이고 마찰적인 외교정책을 추구하는 데 너무도 경도돼 있기 때문에 중국 상황이 얼마나 유지 불능 상태가 되었는지에 대해 감을 잡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린치 교수는 본다.

애써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려는 이들 엘리트도, 특히 투자 광풍(狂風) 이후의 진행성 디플레이션이 중국에서 본격 전개되면 조만간 중국의 상승이 끝나가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할 것이 분명하다. 그때가 되면, 중국이 더 이상 상승하고 있지 않은 세계의 복잡한 파급효과를 어떻게 개념화하고 그것을 작심하고 다루느냐가 중국과 세계 모두에 긴급한 외교정책 과제가 되리라고 린치 교수는 전망한다.


송철복 국제전문위원 scottnearing@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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